안녕하세요. 공동법률사무소 KY파트너스 정동욱 대표변호사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준공일이 지났습니다. 이제부터 하루씩 지체상금을 계산하면 될까요?”

준공일이 지났다는 사실은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청구금액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지체상금 약정이 있는지, 무엇을 언제까지 마치기로 했는지, 실제 완성 시점과 지연 원인, 기간 연장 합의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한 달의 지연이라도 건축주와 시공업체의 설명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이 글에서는 민간 건축·인테리어 공사의 지연 분쟁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체상금을 청구하려는 건축주·발주자 관점에서 기본 구조를 설명하되, 시공업체가 다툴 수 있는 사유도 함께 구별합니다. 공공공사나 하도급 거래에는 별도 법령과 계약 조건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민간 계약의 요율과 절차를 그대로 옮기지 않아야 합니다.

1. 먼저 지체상금 약정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지체상금은 약정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했을 때 지급하기로 정한 돈으로, 통상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성격을 가집니다. 통상 계약금액에 하루의 약정 요율과 책임 있는 지체일수를 곱하는 형태로 계산합니다. 민법 제398조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인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의 제목보다 실제 문구를 읽어야 합니다. '지체상금', '지연배상금', '위약금' 중 어떤 표현을 썼는지뿐 아니라 어떤 의무를 어겼을 때,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어느 기간까지 지급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는 계약 전체와 약정 목적에 따라 판단하므로 명칭만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지체상금 약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건축주가 임의로 하루 0.1% 같은 요율을 정하여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공사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민법상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채무불이행과 손해 발생·액수, 인과관계 및 통상손해·특별손해의 요건 등을 따져야 하고, 수급인의 귀책사유 없는 사정에 관한 항변도 문제됩니다.

계약서 본문에 조항이 없더라도 편입된 일반조건이나 별도 합의에 약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터넷에서 본 표준계약서에 지체상금 조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계약에도 같은 내용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주고받고 합의한 문서부터 확보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2. '실제 손해 입증이 필요 없다'는 말의 범위를 구별합니다

지체상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면, 약정이 예정한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실제 손해액을 개별적으로 증명하는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거나 금융비용을 모두 계산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약정 지체상금 청구가 곧바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증거 없이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청구하는 건축주는 약정의 존재와 적용 대상, 준공기한, 그 기한을 넘긴 이행 상태와 계산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시공업체는 책임 없는 사유로 지연된 기간이나 공기 연장 합의 등을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 다투게 됩니다.

실제 손해 자료도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다툴 때 실제 손해와의 비교가 고려될 수 있고, 지체상금 약정이 포괄하지 않는 별도 손해인지 검토할 때도 필요합니다. 다만 같은 지연손해를 이름만 바꾸어 중복하여 배상받을 수는 없습니다.

3. '준공'이 무엇을 뜻하는지 계약과 현장을 함께 봅니다

계약서의 준공예정일, 변경계약서의 날짜, 공정표의 목표일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예정공정표를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준공기한 변경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기간 연장 요청에 누가 어떤 권한으로 답했는지, 실제 협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공사 완성과 하자도 구별합니다.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3150 판결은 예정된 최후 공정이 일단 종료되고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완성되었다면, 보수가 필요한 결함이 있어도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해당 판결은 전시시설 제작·설치 등에 관한 사안이며, 이 글에서는 완성과 하자를 구별하는 판단 기준을 참고합니다. 하자가 조금 남았다는 이유로 공사가 영원히 미완성이라고 할 수 없고, 반대로 입주를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약정 공사가 모두 끝났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사용승인일이나 열쇠 인도일은 중요한 자료이지만 언제나 유일한 기준은 아닙니다. 계약에서 사용승인·검사·인도까지 어떤 의무로 정했는지, 해당 절차가 늦어진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 사진, 완공 통지, 검사 기록과 잔여공사 목록을 함께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4. 늦어진 날짜와 책임질 날짜는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입니다. 계약금액 2억 원, 하루 요율 0.1%, 기한 경과 후 30일이 지났다면 단순 계산은 600만 원입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책임 있는 지체일수가 30일이라는 전제에서만 성립합니다. 계약상 산정 기준금액이나 부분 인수 조건 등이 다르면 계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건축주의 자재 선정 지연이나 설계변경, 현장 인도 지연이 있었다면 그 사유가 실제 완공 일정에 미친 영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이후의 모든 날을 제외하지 않습니다. 어떤 공정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영향을 받았는지, 다른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는지, 시공업체의 별도 지연과 겹쳤는지가 중요합니다.

시공업체가 “비가 와서 늦었다”거나 “자재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경우도 같습니다. 통상 예상되는 사정인지, 계약상 위험을 누가 부담하기로 했는지, 실제 진행이 불가능했던 기간과 증거가 있는지를 따집니다. 중도금이 일부 늦게 지급되었다고 언제나 공사 중단 전체가 정당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은 당시 경제위기와 자재 수급 차질, 강우를 이유로 한 시공업체의 불가항력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통상적인 강우나 당시 자재 수급 차질이 곧바로 불가항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같은 판결은 기성대금이 일부 늦게 지급된 사정도 따로 검토하였습니다. 도급인의 장래 대금 지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 등을 인정하기 어려운 해당 사안에서는 일부 지급 지체만으로 공사 중단·지연 전체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을 모든 기상 이변이나 공급 중단에 대한 일률적인 결론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기간 연장에 이미 반영한 날짜를 다시 공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변경 전 기한, 변경 후 기한, 별도 공제 사유와 겹친 날짜를 한 장의 일정표에 표시하면 중복 계산을 줄일 수 있습니다.

5. 공사가 중단되었다면 계산의 끝도 따로 검토합니다

시공업체가 공사를 중단하고 계약이 종료된 경우, 실제 후속업체의 준공일까지 무조건 지체상금을 계산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급인의 책임 있는 공사 중단으로 계약이 해제된 사안에서는 해제할 수 있었던 시점과 다른 업체가 잔여공사를 완성하는 데 객관적으로 필요한 기간이 문제됩니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41137, 41144 판결도 실제 해제일을 곧바로 계산의 끝으로 삼지 않고 이러한 기준에 따라 지체일수를 살폈습니다.

기존 공사 타절 시리즈에서 다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 10. 14. 선고 2015가합200797 판결은 이 구별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건축주는 증거보전 감정서를 기다린 기간 등을 포함하여 205일의 지체상금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대체 완공에 필요한 기간 등을 살펴 54일에 해당하는 6,822,900원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계약서와 증거보전 감정에 따른 기성고율 등을 토대로 판단했고, 이 계산에서는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한 공사금액 252,700,000원에 약정 요율을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의 54일이 모든 현장에 적용되는 정답은 아닙니다. 잔여공사의 내용과 후속공사에 필요한 기간을 해당 사건의 자료로 판단한 결과입니다. 증거보전이 필요하다는 점과 그 기간 전부를 상대방의 지체상금 부담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은 구별해야 합니다. 외부 1심 판결을 소개한 것이며 저희 사무소 수행 사건이 아니고 확정 여부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6. 지체일수 공제와 지체상금 감액은 다른 단계입니다

공제는 애초에 책임을 부담하지 않을 기간을 계산에서 제외하는 문제입니다. 감액은 책임 있는 지체일수와 약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부당하게 과다한지 검토하는 문제입니다. '일수는 그대로 두고 금액만 줄이는 것'과 '책임 없는 날짜를 빼는 것'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계약 당사자의 지위, 약정 목적과 내용, 지연 경위, 실제 손해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하므로 지체상금이 공사대금의 몇 퍼센트이면 반드시 감액된다는 보편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책임을 면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은 사정이라도 감액 판단에서는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 사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정 비율을 자동으로 깎는 것은 아닙니다.

7. 청구서보다 먼저 세 가지 자료를 정리합니다

첫째는 계약 자료입니다. 계약서와 일반조건, 변경계약서, 공기 연장 합의, 지체상금 산정 조항을 한데 모읍니다. 어떤 문서가 최종 합의인지 버전과 날짜를 표시합니다.

둘째는 현장 일정 자료입니다. 예정공정표와 실제 공정, 사진, 작업일보, 감리 기록, 완공 통지와 인도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연결합니다. 한 장의 사진만으로 현장 전체의 완성과 미완성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는 원인과 대응 자료입니다. 설계변경 요청, 자재 선정 답변, 공사 중지 지시, 기간 연장 요청과 회신을 정리합니다. '상대방 때문에 늦었다'는 결론보다 어느 요청이 어느 작업을 며칠 막았는지 설명하는 자료가 더 중요합니다. 문자·카카오톡은 앞뒤 대화와 날짜, 첨부 도면까지 함께 보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계약서에 지체상금 조항이 없으면 아무것도 청구할 수 없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약정 지체상금과 별도로 공사 지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손해와 인과관계 등 필요한 요건을 입증해야 하며, 다른 계약의 요율을 그대로 가져와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Q2. 건축주가 현장을 사용하면 그날 공사가 끝난 것인가요?

사용 사실은 하나의 판단 자료입니다. 약정 공정이 마쳐졌는지, 잔여작업이 무엇인지, 계약에서 인도·검사·사용승인을 어떻게 정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경미한 하자와 미완성도 구별해야 합니다.

Q3. 제가 계산한 지체상금만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나요?

건축주가 작성한 계산서만으로 지체상금 채권의 발생과 금액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체상금 발생과 금액을 검토하고, 잔금과의 상계 요건 및 의사표시, 다른 지급 거절 근거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근거 없이 잔금을 미지급하면 별도의 지연손해금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체상금 분쟁은 '언제부터 얼마'보다 '어떤 의무와 책임'이 먼저입니다

준공일이 지났다는 사실에 바로 요율을 곱하기보다 약정, 완성 여부, 지연 원인, 계산 기간을 차례로 확인해야 합니다. 건축주가 청구를 준비할 때도 시공업체가 대응할 때도 이 순서는 같습니다. 초기부터 날짜와 자료를 연결해 두면 나중에 서로 다른 계산서가 나온 이유를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관련 법령과 판례

민법 제398조·제492조.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3150 판결,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 2010. 1. 28. 선고 2009다41137, 41144 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 10. 14. 선고 2015가합200797 판결.